오스트리아 빈(Wien)에서 살기 시작한 지 벌써 6년이 되었습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의 설렘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고풍스럽고 우아한 도시의 겉모습과는 달리, 빈에서의 생활은 생각보다 냉혹했습니다. 사람들이 저를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 이민국에서 느낀 무례한 태도, 그리고 처음으로 겪은 인종차별은 제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특히 빈에서는 타지에서 온 사람들에 대한 환영의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경험들이 저만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이는 많은 외국인들이 빈에서 느끼는 공통된 감정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빈은 전 세계적으로 아름다운 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외국인들에게는 쉽지 않은 도시로 평가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이곳에서의 삶에 적응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제가 독일어를 잘하지 못해 벌어진 오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주민들의 무관심하거나 때로는 차가운 태도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주변에 있는 다른 외국인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빈의 불친절함은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이 도시가 가진 이미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최근 읽은 기사에 따르면, 국제 설문 조사인 Expat-Insider 2024에서도 빈은 '세계에서 가장 불친절한 도시' 중 하나로 꼽혔습니다. 외국인 거주자들의 의견에 따르면 빈은 53개 도시 중 세 번째로 불친절한 도시로 평가되었습니다. 설문에 참여한 외국인 중 24%가 빈에서의 사회적 생활에 불만족을 느꼈다고 답했는데, 이는 제 경험과도 맞아떨어졌습니다.
특히 초기 정착 과정은 더욱 어려웠습니다. 집주인에게 단순히 가벼운 질문을 했을 때 돌아오는 무성의한 태도는 저를 낯선 외지인으로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이민국이나 일자리 센터 같은 관공서에서 공무원들이 무표정하게 대하는 모습을 자주 경험했습니다. 이런 사소한 일들이 반복되다 보니, 빈이라는 도시가 저를 진정으로 환영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언어적 장벽도 빈에서의 생활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빈에서는 영어로 대화를 시도할 때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관공서나 병원에서는 독일어가 기본이며, 영어를 잘 못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외국인 거주자들의 53%가 이 언어 장벽이 오스트리아로의 이주를 고민하게 만든 주요 이유라고 답한 설문 결과는 제가 빈에서 느낀 어려움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빈의 문제는 단지 사람들의 태도에 그치지 않습니다. 디지털 결제 문화가 자리 잡지 않은 점도 큰 불편함을 줍니다.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카드 결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현금을 항상 지참해야 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이 결제 방식은 저 같은 외국인들에게는 문화적 차이를 실감하게 하는 또 하나의 요소였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빈의 장점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특히 공공교통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저 역시 매일 이를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과 나름 깨끗한 도시 환경은 이곳에서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요소들입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빈의 이런 장점들을 발견하게 되었고, 조금씩 이곳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빈에서의 어려움을 단순히 부정적으로만 보지 않습니다. 불편함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제 자신도 성장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빈은 여전히 완벽한 도시는 아니지만, 조금씩 변화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곳에서의 삶은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그만큼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앞으로도 빈이 외국인들에게 더 친절하고 포용적인 도시로 발전하길 기대하며, 저 또한 이 도시의 변화를 함께 지켜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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