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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ben/오스트리아

2024년 오스트리아 인구 변화, 한국과는 또 다른 고민

by StephinWien 2025.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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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 살다 보면 한국과 다른 사회 구조나 인구 변화가 눈에 더 잘 들어올 때가 있습니다. 최근 오스트리아 통계청(Statistik Austria)에서 발표한 2024년 인구 통계를 보면서, 저도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는데요. 오스트리아 역시 출산율 저하와 인구 고령화라는 문제를 겪고 있지만, 이를 받아들이고 대응하는 방식에서는 한국과 조금 다른 점도 보였습니다. 

오스트리아 인구는 얼마나 늘었을까?

2024년 오스트리아의 총인구는 전년 대비 0.4% 증가했습니다. 이 수치는 크지 않지만, 흥미로운 점은 출생이 아닌 이주가 증가의 핵심 요인이라는 것입니다. 2025년 1월 1일 기준 오스트리아에는 총 9,197,213명이 거주 중이며, 그중 약 20.2%가 외국 국적자입니다. 한국의 외국인 비율이 약 5%인 것을 감안하면, 오스트리아는 상대적으로 이민자 비중이 매우 높은 사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생보다 사망이 많은 이유는?

2024년 오스트리아에서는 총 77,238명의 신생아가 태어났고, 88,486명이 사망했습니다. 즉, 자연적인 인구 증가는 마이너스 11,248명이었어요. 출생자 수가 사망자 수를 따라가지 못한 건 5년 연속이며, 출산율도 여성 1인당 평균 1.31명으로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이 수치를 보며 자연스럽게 한국이 떠올랐습니다. 한국의 출산율은 2023년 기준 0.72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인데요, 오스트리아는 그보다는 높지만, 출산율 저하로 인한 인구 감소 우려는 두 나라 모두가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과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주가 인구 증가를 이끌다

출생자 수가 줄어들었지만, 오스트리아의 인구가 소폭 증가한 이유는 바로 국제 이주 때문이었습니다. 2024년 한 해 동안 유입된 외국인은 약 55,767명, 그중 68%는 비(非) EU 국가 출신이었습니다. 특히 시리아, 우크라이나, 중국 국적자의 유입이 많았고, 독일, 헝가리, 크로아티아 출신도 눈에 띄었습니다.

 

이주자의 주요 연령대는 15~29세의 젊은 층, 그리고 전체의 55%가 여성이었습니다. 오스트리아는 이민을 통해 노동력 부족을 일정 부분 보완하고 있으며, 실제로 주변에서도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가진 사람들을 일상 속에서 자주 접하게 됩니다.

 

반면 한국은 상대적으로 이민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과 정책 기반이 아직 제한적입니다. 외국인 유입은 늘고 있지만, 인구 구조를 실질적으로 바꾸기에는 여전히 장벽이 많은 상황이죠. 이 부분은 두 나라가 인구 문제를 대하는 방식에서 가장 뚜렷하게 갈리는 지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지역별 인구 변화는 어땠을까?

오스트리아 내에서도 지역별 인구 변화는 차이를 보였습니다. 빈(Wien)은 2024년 인구가 1.1% 증가하며 가장 큰 폭의 성장을 보였고, 전체 인구 중 36.4%가 외국 국적자였습니다. 반면 부르겐란트(Burgenland)는 0.1% 감소했고, 외국인 비율도 11.5%로 가장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이런 도심과 지방 간 인구 격차는 한국의 서울·수도권과 지방 도시 간의 인구 집중 문제와도 닮아 있습니다. 다만 오스트리아는 상대적으로 지방 분산이 더 이루어지고 있는 편이지만, 빈 중심의 성장과 다양화는 여전히 뚜렷한 현상입니다.

기대수명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2024년 오스트리아 남성의 기대수명은 79.8세, 여성은 84.3세로,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습니다. 서부 지역이 동부보다 평균 수명이 높은 경향을 보였는데, 이 또한 한국의 수도권-지방 간 건강 격차 문제와 비슷한 흐름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오스트리아에서 의료 서비스나 건강보험 시스템이 비교적 잘 작동하고 있다고 느끼지만, 지역 간 차이는 여전히 존재하는 듯합니다.

 

이번 오스트리아 인구 통계를 보면서, 한국과 오스트리아 모두 저출산 문제라는 공통된 고민을 안고 있으면서도, 해결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오스트리아는 이민을 통해 인구 구조의 균형을 맞추려는 경향이 강한 반면, 한국은 여전히 출산 장려 중심의 접근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민자 비중이 20%를 넘어선 오스트리아의 현재는, 앞으로의 한국 사회가 고민해야 할 미래의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해외에 거주하며 체감하는 이런 변화들은 사회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해주는 계기가 되곤 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흐름을 조금 더 관심 있게 지켜보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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