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빈의 마리아힐퍼 거리(Mariahilfer Straße)를 산책하던 중, 평소와는 조금 다른 풍경을 마주쳤습니다. 거리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달리고 있었고, 모두 번호표를 달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마라톤 대회인가 싶었지만, 알고 보니 Wings for Life World Run 2025라는 글로벌 자선 런 행사였습니다. 현장에서 이 행사를 직접 보게 된 건 처음이라 꽤 인상 깊었습니다.
Wings for Life World Run은 전 세계 수십 개 도시에서 동시에 시작되는 국제 자선 달리기 행사입니다. 올해 2025년 대회는 5월 5일 일요일 오후 1시에 열렸으며, 빈에서도 성대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올해 빈에서는 Heldenplatz(헬덴플라츠)에서 출발하는 'Flagship Run(공식 지정 장소에서 함께 참여하는 실제 대회)'이 열렸고, 수천 명의 참가자들이 함께 뛰었습니다. 놀랍게도, 참가 신청은 몇 달 전부터 진행됐고 60유로의 참가비에도 불구하고 이미 조기 매진되었다고 합니다. 이 참가비는 전액 Wings for Life 재단에 기부되어 척수 손상 치료 연구에 사용됩니다.
이 행사의 독특한 점은 결승선이 없다는 것입니다. 30분 후부터 'Catcher Car(캐처카)'라는 가상 차량이 참가자들을 쫓아오기 시작하고, 차량에게 추월당하면 그 순간 달리기가 종료됩니다. 참가자들은 단순히 빠르게 달리는 것보다,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며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것에 집중하게 되죠.
Flagship Run에 참가하지 못한 사람들도 앱(App Run, 누구나, 어디서나 스마트폰 앱으로 참여)을 통해 각자 원하는 장소에서 참여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마리아힐퍼 거리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들고 달리고 있었는데, 아마도 앱으로 참가 중이었던 듯합니다. 비용도 더 저렴하고, 혼자든 친구와 함께든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어 인기가 높습니다.
평소엔 쇼핑과 산책을 즐기던 마리아힐퍼 거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Wings for Life World Run.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라, 의미 있는 기부와 연대의 장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들의 얼굴에는 힘듦보다 즐거움과 뿌듯함이 가득했고, 보는 저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저도 앱을 통해 가볍게나마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2026년 대회에 도전해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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