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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ben/일상

Muttertag, 감사의 말을 꺼내기에 좋은 하루

by StephinWien 2025.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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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면 Muttertag(무터탁, 5월 둘째 주 일요일), 오스트리아의 어머니날이에요. 아직 아이가 없는 저는 ‘축하받는 대상’은 아니지만, 결혼하고 나니 매년 이 시기가 되면 자연스럽게 시어머니를 위한 선물을 고민하게 됩니다. 작년에도 분명 다짐했어요. “내년엔 미리미리 준비하자.” 그런데 어쩐지 늘 타이밍을 놓치고, 또 이렇게 며칠 전이 되어서야 뭘 드릴지 고민하고 있어요.

 

오스트리아에서는 이 날을 꽤 정성껏 챙깁니다. 단순히 전화나 메시지로 끝나는 분위기가 아니라, 선물은 기본이고 직접 찾아가 꽃 한 다발을 전하는 모습도 흔해요. 포어아를베르크 지역만 봐도 평균적으로 사람들은 약 55유로 정도를 Muttertag 선물에 쓰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꽃, 초콜릿, 향수, 작은 선물 박스, 아니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티켓이나 식사 초대까지, 선물의 스펙트럼도 꽤 넓어요.

 

무엇보다 단연 인기 있는 건 꽃이에요. 수국, 작약, 라일락 같은 제철 꽃으로 만든 내추럴한 꽃다발이 가장 잘 팔린다고 하는데, 요즘 동네 꽃집 진열만 봐도 얼마나 이 날이 가까워졌는지 실감이 나더라고요. 저도 작년엔 꽃다발, 재작년엔 향초 세트를 드렸는데 올해는 조금 다른 걸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한 상태예요. 뭔가 너무 평범하지 않으면서도, 실용적이고 정성도 느껴졌으면 좋겠고, 너무 과하지도 않았으면 하고요. 이런 게 제일 어렵죠.

 

Muttertag은 단순히 선물을 주고받는 날이라기보다는, 평소에 말로 다 하지 못했던 ‘고마운 마음’을 조용히 꺼내볼 수 있는 기회 같아요. 가족이라는 이유로 당연하게 여겨졌던 것들에 대해, 작게라도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날이죠. 그래서 무엇을 선물하느냐보다, 그 안에 담긴 마음이 잘 전해지는 게 더 중요하게 느껴져요.

 

아직 정해놓은 선물은 없지만, 아마 올해도 꽃은 빠지지 않겠죠. 거기에 작은 카드 하나를 곁들이고, 짧은 문장을 써보려고 해요. 긴 말보단 그냥 “Danke für alles(모든 것에 감사드립니다)” 이 말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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