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빈에서 생활하며 가장 놀랍게 느낀 경험 중 하나는 바로 공동묘지와 주택의 공존입니다. 빈 시내 곳곳에는 수많은 공동묘지가 있으며, 놀랍게도 그 주변에는 아파트와 주택들이 밀집되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풍경입니다.
한국에서는 공동묘지를 혐오 시설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며, 주택 가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빈에서는 공동묘지 옆이라고 해서 임대료가 싸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다른 지역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편입니다. 이는 서양과 동양의 죽음에 대한 인식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서양 문화권에서는 묘지를 단순히 죽은 사람들을 매장하는 장소가 아니라, 그들을 추모하고 기억하는 공간으로 여깁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원처럼 아름답게 조성된 묘지를 방문하여 고인을 추모하고, 조각품이나 예술 작품들로 장식된 묘지를 감상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일부 묘지는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관광지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오스트리아 빈의 중앙 묘지(Wiener Zentralfriedhof) 역시 아름다운 조각 작품들로 가득한 곳으로, 현지 주민들이 산책과 휴식을 취하는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서양과 동양의 죽음 인식 차이는 역사적, 문화적 배경에서 비롯됩니다. 서양 문화권에서는 기독교의 영향으로 죽음을 삶의 연속으로 여기는 경향이 강하며, 이는 묘지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으로 이어집니다. 반면 동양 문화권에서는 유교와 불교의 영향으로 죽음을 삶과 단절된 것으로 여기며, 이는 묘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서양의 문화적 영향과 사회 변화에 따라 동양 문화권에서도 죽음에 대한 인식이 점차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도시화와 고령화 사회 진입으로 인해 묘지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완화되고 있으며, 공동묘지를 공원이나 추모 공간으로 활용하려는 노력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서양과 동양의 죽음 인식 차이는 각자의 문화적 배경과 역사에서 비롯된 것이며, 어느 것이 옳고 그른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서로 다른 문화적 가치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것입니다. 서양 문화권에서 묘지를 공원이나 관광지로 활용하는 것처럼, 동양 문화권에서도 묘지를 단순히 시체를 매장하는 공간이 아닌, 고인을 추모하고 그리워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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