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오스트리아의 크리스마스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Lebkuchen(레브쿠헨)입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이고 사랑받는 형태인 Runde Braune Lebkuchen(둥근 갈색 레브쿠헨)은 겨울철 과자로 독일어권에서 널리 사랑받는 전통 과자입니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한정되지 않고 연중 내내 판매하는 곳도 있지만,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크리스마스 분위기와 함께 찾는다면 그 특별함이 더욱 커집니다. 저 역시 오스트리아에서 매해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이 과자를 자연스럽게 손에 들게 되더라고요. 올해는 벌써 세 번째로 Runde Braune Lebkuchen을 구입해 즐겼습니다.
Lebkuchen은 영어로는 German Gingerbread(독일식 진저브레드)로 불리며, 생강과 계피, 정향 등 다양한 향신료로 깊고 진한 맛을 낸 것이 특징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아는 진저브레드와는 다른 점이 많습니다. 일반 진저브레드는 바삭하거나 딱딱한 쿠키 타입이 많은 반면, 레브쿠헨은 부드럽고 촉촉한 질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Runde Braune Lebkuchen은 여기에 더해 둥글고 매끈한 외관과 갈색의 깊은 색감을 자랑합니다.
이 과자는 기본적으로 꿀, 향신료, 견과류, 밀가루를 주요 재료로 사용해 만들어집니다. 특히 꿀이나 당밀이 설탕을 대신해 단맛을 내기 때문에 단맛이 부드럽고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단독으로 먹기엔 조금 달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커피와 함께 곁들이면 아주 좋은 간식이 되더군요. 독일과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따뜻한 차나 글뤼바인(Glühwein)이라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즐겨 마시는 뜨거운 와인과 함께 레브쿠헨을 즐깁니다. 이 조합은 몸과 마음을 동시에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완벽한 겨울 간식입니다.
Runde Braune Lebkuchen은 기본적으로 둥근 모양이지만, 토핑이나 코팅에 따라 다양한 변형이 있습니다. 초콜릿 코팅이 된 버전은 깊은 단맛과 쌉쌀한 초콜릿의 조화가 특징이고, 설탕 유약(Glasur)이 입혀진 버전은 반짝이는 외관과 더불어 부드러운 단맛을 자랑합니다. 견과류나 말린 과일을 추가한 레브쿠헨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 과자의 맛과 질감은 지역에 따라, 혹은 만드는 사람의 레시피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도 합니다. 독일 뉘른베르크(Nürnberg)는 레브쿠헨의 본고장으로 유명한데, 이곳에서는 전통적인 레시피를 고수한 고품질 레브쿠헨을 찾을 수 있습니다. 반면, 오스트리아에서는 조금 더 부드럽고 달콤한 버전이 많아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맛입니다.
요즘은 마트에서도 쉽게 Runde Braune Lebkuchen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저도 자주 가는 마트에서 크리스마스 시즌이 시작되자마자 이 과자를 발견하고, 아무 생각 없이 장바구니에 넣곤 합니다. 하지만 진짜 특별한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사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오스트리아의 빈(Wien)이나 잘츠부르크(Salzburg) 같은 도시의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레브쿠헨을 직접 보고 고를 수 있습니다. 거기에 바로 옆에서 판매하는 따끈한 글뤼바인까지 함께 곁들인다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완벽하게 만끽할 수 있답니다.
저는 Runde Braune Lebkuchen을 살 때마다 커피 한 잔을 함께 준비합니다. 특히 아메리카노처럼 깔끔한 커피와 먹으면 레브쿠헨의 달콤함이 한층 더 조화롭게 느껴지더라고요. 가끔은 따뜻한 밀크티나 오스트리아식 과일차(Früchtetee)와 함께 먹기도 합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더 내고 싶을 때는 글뤼바인을 곁들여보세요. 한 번 맛보면 왜 사람들이 매년 이 과자를 찾는지 이해하게 될 겁니다.
Runde Braune Lebkuchen은 단순한 과자가 아니라 겨울의 따뜻함과 크리스마스의 설렘을 담은 간식입니다. 단맛이 풍부한 과자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따뜻한 음료와 함께하면 적당한 간식으로 즐기기에 충분합니다. 무엇보다도 이 과자는 그 맛뿐만 아니라, 크리스마스를 떠올리게 하는 특별한 향과 분위기를 담고 있어 겨울철 추억을 만드는 데도 한몫합니다.
올 겨울, 오스트리아에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Runde Braune Lebkuchen을 꼭 한 번 시도해 보세요. 차 한 잔과 함께 크리스마스의 향을 음미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이보다 더 좋은 간식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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