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빈의 날씨는 정말 완벽했습니다. 기온이 20도까지 올라가면서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었고, 가벼운 바람까지 불어와 산책하기에 딱 좋은 날이었죠. 그래서 집에서 가까운 공원으로 향하기로 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15분 정도 가면 도착하는 Türkenschanzpark(튀르켄샨츠파크)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공원 중 하나입니다.

아침 일찍 도착했는데도 이미 많은 지역 주민들이 조깅을 하거나 개를 산책시키고 있었습니다. 아직 초봄이라 공원이 온통 꽃으로 뒤덮이진 않았지만, 개나리와 산수유가 노랗게 피기 시작하면서 봄이 오고 있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산책로뿐만 아니라 자연과 역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라 더욱 특별합니다.

Türkenschanzpark는 빈 18구에 위치한 대형 공원으로, 약 15만㎡의 면적을 자랑합니다. 공원 안에는 중국, 일본, 북미 등 다양한 지역에서 온 희귀한 식물들이 심어져 있어서 한 바퀴 돌면서 여러 나라의 식물을 감상하는 재미도 있습니다. 특히 연못과 작은 폭포, 그리고 넓은 수면 공간이 있어 자연을 더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도심 속에서 이런 공간을 찾기 쉽지 않은데, 이곳에서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매력적입니다.


이 공원은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깊은 곳입니다. 1885년부터 1888년 사이에 조성되었으며, 이름은 터키군의 참호(Schanze)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1529년과 1683년 두 차례에 걸친 오스만 제국의 빈 포위 전 때 이 지역이 중요한 방어 거점이었다고 하니, 단순한 공원이 아니라 역사적 장소로서의 의미도 함께 가지고 있는 것이죠. 이후 1888년, 프란츠 요제프 1세 황제가 공식적으로 개장식을 진행하며 오늘날의 공원이 되었습니다.

산책을 하면서 다양한 시설을 구경할 수도 있는데,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농구장, 축구장, 비치발리볼장 같은 스포츠 시설이 마련되어 있어서 언제든 운동을 즐길 수 있습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터도 5개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도 인기 있는 장소입니다.



또한, 공원 곳곳에는 역사적인 기념비들이 세워져 있는데,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단순한 휴식 공간 이상의 의미를 전달해 줍니다. 조용히 벤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공원의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도 좋고, 조금 더 활동적으로 걷거나 뛰면서 자연을 만끽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Türkenschanzpark는 언제 가도 새로운 매력이 있는 곳입니다. 계절마다 다른 색을 띠며 변하는 자연 풍경을 감상할 수 있고,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저는 자주 찾게 됩니다. 빈에서 살고 있다면 물론, 여행으로 빈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은 공원입니다. 다음에는 날씨가 더 따뜻해지면 피크닉을 하러 다시 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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