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에 살다 보면, 계절마다 새로운 전통과 문화를 만날 수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봄을 알리는 부활절은 특별한 분위기를 가진 명절입니다. 부활절은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는 기독교 축제이지만, 종교적인 의미를 넘어 자연의 재생과 봄의 시작을 함께 축하하는 문화적 축제이기도 해요. 날씨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하는 3~4월이 되면, 빈의 마트나 상점들은 어느새 알록달록한 토끼, 병아리, 달걀 모양 초콜릿으로 가득 채워집니다. 그 모습을 볼 때면, ‘아, 이제 진짜 봄이 오는구나’ 싶어 괜히 기분이 좋아지곤 해요.
처음에는 부활절이 단지 종교적인 행사라고만 생각했는데, 오스트리아에 살면서 이 명절이 얼마나 풍성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가진 축제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부활절을 앞두고는 슈퍼마켓마다 다양한 모양과 색의 초콜릿 제품들이 등장하는데요, 그중에서도 토끼 모양의 초콜릿은 가장 인기 있는 부활절 상징이에요. 토끼는 다산과 생명을 상징하는 존재로, 부활절에 빠질 수 없는 캐릭터입니다. 병아리와 달걀도 마찬가지로 봄과 새 생명을 의미해서, 이 시기엔 그 모양을 본뜬 초콜릿과 장식품들이 아주 많이 보입니다.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서는 ‘부활절 달걀 찾기' 놀이도 해요. 부모가 미리 정원이나 집 안에 초콜릿 달걀을 숨겨두고, 아이들이 그것을 찾아다니는 놀이인데요, 저도 오스트리아 가족들과 함께 이 놀이를 지켜본 적이 있어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그 모습을 지켜보며 즐거워하고, 자연스럽게 가족 간의 따뜻한 시간이 만들어지더라고요.
오스트리아에서 보내는 부활절은 단지 종교 행사에 그치지 않고, 봄을 맞이하는 하나의 축제로 다가옵니다. 마트에 진열된 알록달록한 초콜릿과 거리 곳곳의 부활절 장식, 그리고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전통들이 이 시기를 더욱 따뜻하고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한국과는 또 다른 문화지만, 그 안에서 느껴지는 생명의 소중함과 가족의 소중함은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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