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Topfen(토픈)"이라는 제품을 발견했습니다. 오스트리아에 오기 전에는 이 이름이 생소했지만, 알고 보니 독일에서는 "Quark(크박)"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식재료였습니다.
Topfen은 우유를 응고시키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유청 단백질, 즉 카세인을 주원료로 만들어지는 신선한 치즈입니다. 제조 과정에서 생기는 고형물을 따로 분리하고, 그 후 남아 있는 유청을 짜내고 필터링하여 부드럽고 약간 부서지기 쉬운 질감의 덩어리 형태로 만들어집니다. 이 설명만 들어도 Topfen이 상당히 독특하고 흥미로운 재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Topfen은 주로 유산을 형성하는 박테리아를 사용해 만들어집니다. 이 박테리아가 유산을 형성하면서 우유를 응고시키는 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우유가 부드럽게 변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소량의 응유효소를 더해 응고 과정을 촉진시키기도 합니다. 그 덕분에 Topfen은 부드럽고 크림 같은 식감과 동시에 약간의 산미를 가지고 있어,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입니다.
반면, 사워밀크나 치즈 제조용 Topfen은 이러한 응유 효소를 사용하지 않고 만들어집니다. 이 경우, Topfen은 치즈 제조의 중간 단계에서 주로 사용되며, 조금 더 강한 맛과 농도를 가지게 됩니다. 특히 치즈의 숙성 과정을 거쳐 깊은 풍미를 가진 제품으로 변하기 때문에, 오스트리아에서는 이러한 Topfen을 사용한 다양한 전통 치즈를 만날 수 있습니다.
Topfen의 가장 큰 매력은 그 다재다능함입니다. 저는 Topfen을 처음 접하고 난 뒤, 다양한 요리와 디저트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한국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신선한 치즈나 그릭 요거트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릭 요거트처럼 Topfen을 그대로 즐길 수도 있지만, 이를 바탕으로 한 각종 요리나 베이킹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요리로는 Topfen을 활용한 오스트리아식 치즈 케이크가 있습니다. 이 케이크는 우리에게 익숙한 뉴욕 치즈 케이크와는 조금 다릅니다. Topfen을 사용하면 좀 더 가벼우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가진 케이크를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과일이나 잼을 곁들여서 아침식사나 디저트로 즐기는 것도 훌륭한 선택입니다.
Topfen을 맛보고 나니, 한국에서도 이런 제품이 좀 더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릭 요거트나 크림치즈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Topfen은, 요리의 다양성을 넓혀주는 재료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습니다. 특히 다이어트를 하시는 분들께는 칼로리가 낮고 단백질이 풍부한 Topfen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Topfen은 그 자체로도 맛있지만, 과일, 꿀, 견과류 등을 섞어 먹으면 더욱 다채로운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단순히 빵에 발라 먹는 정도로 시작했지만, 점차 다양한 재료와 조합해 가며 새로운 맛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만약 오스트리아에 계시거나 방문할 계획이 있으시다면, Topfen을 꼭 한번 시도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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