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알바를 구하는 것도 정말 쉽지 않죠. 저 역시 빵 공장에서 한 달 정도 일한 뒤, 몸을 너무 많이 써서 더는 그런 일은 못 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몸을 쓰지 않는 사무직 알바를 찾아보기로 했어요. 하지만 몇 주 동안 구직 사이트를 봐도 마땅한 자리가 없었고, 지원한 곳에서는 연락이 없어서 초조한 날들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던 중, 게시판 문의 글에 답변만 달면 된다는 알바 공고를 보고 바로 지원했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글로만 답변하는 일이겠지 싶었는데, 그게 이렇게 정신적으로 힘든 일일 줄은 몰랐습니다.
지원 후 바로 화상 면접이 진행되었고, 일주일 동안 교육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교육 내용이 많아도 ‘그래도 몸은 안 쓰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일을 시작하니, 생각보다 전화 업무가 많았습니다. 저는 사실 콜 포비아(전화 공포증)가 있어서, 전화 걸거나 받는 걸 정말 싫어하거든요. 그래서 게시판 답변만 하는 줄 알고 지원했는데, 고객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응대해야 하고, 바로 해결이 안 되면 여러 번 통화를 해야 하더라고요. 하루에도 수십 통씩 전화를 해야 하니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입니다. 업무 시스템도 복잡했습니다. 전산 프로그램이 익숙해질 만하면 또 새로운 절차가 생기고, 매번 팀장님이 “만족도 점수 왜 낮죠?” 하고 부르시니 긴장감이 끊이질 않았어요. 솔직히, 고객 응대 중에 생긴 문제는 제 잘못이 아닐 때도 많았는데, 그래도 “죄송합니다”를 반복해야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마음속에서는 ‘이게 정말 내가 해야 할 일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교육비를 받으려면 일정 기간 이상 근무해야 한다는 계약 조건이 있어서, 당장은 버티고 있습니다.
콜센터 일은 정말 정신력이 필요한 일이에요. 단순히 전화 몇 통 거는 게 아니라, 하루 종일 낯선 사람의 감정과 불만을 받아내야 하니까요. 그 사람의 말투 하나, 한숨 하나에도 예민해지고,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확실히 알았습니다. 몸을 쓰는 일도 힘들지만, 사람의 감정을 받아내는 일은 훨씬 더 어렵다는 걸요. 다시 한번 콜센터에서 일하시는 모든 분들을 진심으로 존경하게 되었습니다. 이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정말 멘탈이 강한 분들만 버틸 수 있는 직종입니다. 지금도 틈틈이 구직 사이트를 보면서 다른 알바를 찾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자리가 보이면, 주저 없이 그만둘 생각이에요. 돈도 중요하지만, 제 멘탈이 더 소중하다는 걸 이번에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콜센터 알바를 하면서, ‘모든 일이 쉬워 보이지만 결코 쉬운 일은 없다’는 걸 배웠습니다. 전화로 친절하게 안내하는 목소리 뒤에는 수많은 감정 조절과 눈물, 그리고 인내가 숨어 있더라고요. 혹시 저처럼 단순히 ‘편해 보인다’는 이유로 콜센터 일을 생각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한 번 더 신중히 고민해 보시길 바랍니다. 몸은 덜 써도 마음이 훨씬 더 지칩니다. 저는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는 제 성향과 맞는 일을 찾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습니다. 여러분도 자신에게 맞는 일, 그리고 마음이 편한 일을 꼭 찾으시길 바랍니다.
'Leben >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상으로 보는 알바 면접, 편리하지만 불편했던 순간들 (3) | 2025.09.15 |
---|---|
조카 유치원 하원길에서 느낀 작은 어색함 (8) | 2025.09.11 |
배민 B마트 화상 면접 후기 (9) | 2025.09.06 |
처음 겪은 배꼽염, 진료와 치료 (3) | 2025.08.25 |
40대 주부 한 달간의 빵 공장 알바 (17) | 2025.08.21 |